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瀟灑園 
'깨끗하고 시원한 정원'이라는 뜻의 소쇄원.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의 정원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양산보(梁山甫)(1503~1557)가 만든 별서원(別墅園)이다.
소쇄옹(瀟灑翁)은 양산보의 호이다.
 

'양산보는 조광조의 문하로 들어가 문하생이 되었다. 과거에 낙방하고 곧이어
조광조가 유배, 죽음을 맞이함에 따라 그는 속세를 떠나서 고향인 이곳 담양에 은거하며
소쇄원을 평생에 걸쳐 만들었다'
라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지만,
누가 소쇄원을 만들었는가 하는 대답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양산보가 낙향한 1519년 공사가 시작된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규모로 확장된것은 양산보 말년에 이르러서 이고, 그 후대에 걸쳐 절정기를 겪은 뒤, 임진왜란 때 건물들이 불타 없어진것을 1614년 손자 양천운이 재건하였다. 그 이후로 계쏙된 후손들의 복원작업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더욱이 어린 양산보가 혼자 이 원림 전체를 계획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산보, 송순, 김인후, 임억령, 김윤제 등이 소쇄원 인맥의 1세대이다.
양자징, 양자정, 고경명, 기대승, 정철, 김성원등이 2세대이다.
계획관리에 있어 이들의 도움이 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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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초록으로 가득한 소쇄원_담양


-

소쇄원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전통적인 '한국의 정원'을 가장 잘 나타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사진을 먼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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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의 풍경_담양

이 사진은 마치 깊은 산속 계속에서 찍은 사진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쇄원은 사람이 만든 인공 정원이다. 무슨말일까.

'일본식 정원'은 자연의 모습을 축소하여 잘 정돈된 상태로 그대로 재구성하는것이다.
그러나 '한국식 정원'은 자연의 정제되지않은 그 모습 그대로를 정원으로 끌어들이는것.
다시말해서 어디까지가 정원이고, 어디까지가 자연 그대로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자연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제스쳐를 취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공적인 정자와 건물들과 어우러지게 하여,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운데 있는 정자에 앉아있으면 너무나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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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배치도(클릭해서 크게 보세요)_담양

소쇄원를 가슴으로 느껴보고싶다면,
주차장에서 내려, 대나무숲을따라서 정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부터 느껴라.

소쇄원은 전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을 위한 정원'이다.
기록을 보면 주인은 자리만 마련할 뿐,
전면에 나서지 않았고 손님들의 숙식에만 신경을 썼다.
기다림의 염원은 소쇄원의 전체 구성에도 중요한 건축적 개념으로 등장한다. 광풍각과 제월당은 계곡 너머 대봉대 쪽의 진입로를 바라보도록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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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대나무숲_소쇄원


어두운 숲을 따라 걸어들어가다보면,
어느순간 나무가 걷히면서 밝은 햇살아래 아름다운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일먼저 마주치게 되는 곳은 계곡을 건너기전에 있는 대봉대.
갑자기 환해진 하늘아래서, 걸어온길을 뒤돌아보고선 내가 소쇄원에 들어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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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대에서 바라본 광풍각의 모습_소쇄원

대봉대에 이르면, 눈앞을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에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정자가 들어선 인공적인 정원안에서 이런 자연을 만끽할수 있다니,
그 상상력에 다시한번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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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대에서 광풍각으로 건너는 돌다리_소쇄원

돌다리를 건너서(지금은 시멘트로 보강되어있다) 계곡을 건너면
비로소 소쇄원의 가장 중심공간인 광풍각에 이르게 된다.
광풍각은 개울의 물소리를 들으며 휴식과 독서, 바둑, 낮잠등을 즐기는 장소였다고 한다.
광풍각에 누워서 솔솔부는 바람이 살갖에 닿는 느낌을 즐기다보면, 지상 낙원이 따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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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에는 늘 사람들로 가득차있다_소쇄원

소쇄원을 찾은 손님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보니,
그만큼 관광객들도 광풍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사람이 없을때 가본다면, 조용한 가운데서 홀로 명상에 잠겨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광풍각에서 한숨 돌렸으면,
주인을 만나러 제월당으로 올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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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으로 올라가는 돌계단_소쇄원


광풍각을 지나서 옆쪽으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정겨운 돌계단을 오르면,
주인의 독서실이자 소쇄원의 전경을 감상하던 곳인 제월당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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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을 오르며 돌아본 광풍각_소쇄원


제월당은 광풍각에 비해, 비교적 계곡으로부터 후퇴해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잘 안들리지만, 시원한 바람이 산을타고 내려와
가슴을 적셔주는 또하나의 휴식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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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대청에 앉아 즐거운 한때_소쇄원


제월당은 소쇄원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다. 때문에 대청에 앉아있노라면
소쇄원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쯤되면 대략적인 소쇄원이 모습이 머리에 그려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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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의 남-북 단면도_소쇄원

소쇄원은 전체적인 배치를 통해서도 손님을 위한 공간임을 추측할수 있다고 했었다.
건물들이 향하고있는 방향 뿐 아니라, 점유하고있는 레벨 역시 가운데 계곡과 진입로를
중심으로 하여 점점 높아지며 지형을 타고 올라가고있다.

이는 소쇄원을 찾는 손님으로하여금, 전체적인 건물의 배치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으며,
그에따라 손님이 발걸음을 옮겨야할 곳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정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올라올때는 알 수 없었지만 이미 높은 곳에 와있기에 소쇄원의 아름다운 전경에
절로 감동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에 의하면,

 순환적 구성을 위해 우선 자연 계곡과 거의 같은 높이의 석축을 쌓아 현재의 중간단을 만들었다. 이 레벨은 가장 먼저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소쇄원의 각 영역을 연결시키고 통행케 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의 영역이다. 이 레벨은 전정과 원정을 거치는 진입부를 형성하며, 오곡문을 지나면 위 아래로 제월당과 광풍각으로 나누어지는 중간적 영역이 된다.
 또한 계곡의 건너편과 위의 꽃 정원, 아래의 계곡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관상로이기도 하다. 이른바 '건축적 산책로'인 셈이다. 다음에 만들어진 레벨은 유희와 휴식을 하는 행위의 레벨이다. 마지막 레벨은 가장 위쪽에 조성된 단이다. 이 영역의 중심인 제월당은 가장 늦은 시기인 양산보 말년에 건축되었다. 높은 곳에서는 경치를 잘 볼 수 있다. 심지어는 '달을 볼 수 있는곳'이다. 제월당에서는 소쇄원 전체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여기는 주인이 거처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아랫단이 동적인 행위의 레벨이라면 윗단은 정적인 관조의 레벨이다. 아래가 물의 공간이라면, 위는 꽃과 나무의 공간이다. 그 가운데를 중심통로가 지나가면서 위 아래를 수직적으로 통합하고있다. 다양하고 연속된  경관들이 수평적으로 전개 될 뿐 아니라, 수직적으로 분화되고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 소쇄원 경관의 입체성, 체험의 중층성은 이렇게 얻어진다.

물은 자연적인 중심요소다.
물은 눈에보이는 시각적인 요소뿐 아니라 소리로 들리는 청각적인 요소다.
특히 소쇄원의 물은 소리로 듣는 물이다. 중간단의 통로를 걸어가보면,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소리로서 각 부분 물의 형상을 연상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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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을 올라가는길에, 훔쳐본 광풍각_소쇄원


레벨이 계단식으로 배치되어있기때문에
올라가는 길에선 이렇게 담넘어 훔쳐보는듯한 재미있는 모습도 연출된다.
 이런 모습은, 한국의 전통 마을배치에서도 가끔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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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_소쇄원

조선시대에 만들어져, 오늘날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소쇄원.

나보다, 남을
급하기보다는 여유를 선택한 조상의 지혜가 있었기에,
'기다림'이라는 감상을
멋드러진 건축으로 표현해낼 수 있었던것이 아닐까.


-
참고문헌
한국의 건축문화재 전남편/전북편
답사여행의 길잡이 전남/전북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 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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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밀크티™ 2008/06/08 19:1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앗~ 저도 이번에 소쇄원에 다녀왔어요^^ 반가운마음에 들렸는데 제가 가기전에 이 글을 봤었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겠다 싶네요.

    • BlogIcon 상상쟁이다람쥐 2008/06/08 21:27 Address Modify/Delete

      :)~ 소쇄원은 계절에 따라 그 멋스러움이 더해진다더군요, 겨울이되면 한번 더 찾아가보면 또 다른 매력에 매료되어버리실지도 몰라요^^

  2. BlogIcon 엘린 2008/06/08 19: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머! 소쇄원은 저도 예전에 가본 기억이 ^^
    사진으로 다시 보니깐 참 반가운데요!
    한국적인 멋이 참 제대로죠?

  3. BlogIcon 밀크티™ 2008/06/18 00:3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기능을 이제야 알아가는중이라 요런 답글 알리미 좋은데요^^
    겨울에 소쇄원 가리라~~~또 마음 먹어버렸어요!!!!^^

    • BlogIcon 상상쟁이다람쥐 2008/06/18 12:56 Address Modify/Delete

      다른 블로그에서 겨울 소쇄원사진을 보니깐 저도 한번 다시가고싶더라구요ㅠ 언젠간 다시한번 겨울의 소쇄원을 포스팅하고야 말겠어요!^^

  4. BlogIcon JUYONG PAPA 2008/07/08 13:30 Address Modify/Delete Reply

    후덥지근한 여름에 그늘진 이런곳에서 쉬는 것도 묘한 매력이 있겠네요.
    주용이가 병이 다 낫으면 한번 데리고 가봐야겠습니다.

    • BlogIcon 상상쟁이다람쥐 2008/07/08 14:26 Address Modify/Delete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있으면 주용이도 금방 쌔근쌔근 하고 잠들어버릴것만 같아요^^

  5. 핑키 2008/07/17 16: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잠이 무지 잘오겠쬬~ 저런곳에선

  6. BlogIcon 이리나 2008/07/18 13:3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곳이 많은데...^0^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