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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s blog : ■ 이메일 : dongchoy@gmail.com


저는 짠돌이 남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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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출근 하는 나에게 아내가 부탁을 했습니다.
퇴근길에 시장좀 봐 오라며 몇가지 구입 품목을 적은 메모지를
저에게 건네 주며 평소에는 집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을 그때 그때
이용 하는데 이번에는 부피가 많이 나가는 것들이라  당신이 퇴근길에 대형마트에 들러 사다 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습니다.
뭐 귀가 하는길에 마트도 있겠다 그러마 하고서 아내가 적어준
메모지를 받고서 출근을 해서 하루일을 마치고 마트에 들러 아내가 적어준 품목을 사서 귀가 했지요.

물건들을 차에서 내려 집안에 풀어 놓고 아내의 반응을 보자 저도 참 많이 변했음을 실감 합니다.
제가 사온 품목들은 두루마리 화장지,샴푸,식용유,가루비누,음료수,그리고 아이들 군것질용 스낵.....
가짓수는 몇개 안되지만 제법 부피가 나가는 생필품들 이었지요 다음은 제가 사온 물건들을 보고서 나에게 아내가 원망(?) 비슷한 반응을 보인 내용 입니다.

"참 당신도 해도 해도 너무 한다. 하'하' 이게 뭐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두다 이렇게 싸구려만 골라오면
어떻해 ㅋㅋㅋ, 남들은 남편에게 시장 보내기가 무섭다드만 당신은 골라도 골라도 가장 싼 물건들만 골라
왔네, 다른 아빠들은 시장 보내놓으면 가장 비싸고 고급스런 것들만 골라 와서 혼자 시장 보내기가 두렵다는데
어떻게 당신은 나보다 더 짠돌이냐!...ㅋㅋㅋ  진짜 이건 좀 심하다".


아내의 핀잔에 그때사 내가 산 물건들을 찬찬히 살펴 보았습니다.
화장지는 상표도 없고 그냥 투명 비닐에 속롤화장지만 24개 들어 있는 아무 향기도 없는 것이고
샴푸도 용기는 크고 기능은 거품 내기가 전부인 것이고 가루비누도 용기는크고 싼것 아이들 과자류 역시도
대형 봉지에 조그만 사은품 봉지가 하나 더 있는것.... 아이들도 화장지에 향기도 없고 싸구려 같고 과자도
맛없는것 사왔다고 아내의 반응에 동조를 합니다.
정말 내가 그런가? 내가 아내보다 더 짠돌이가 맞나.... 전에 쓰던 화장지와 샴푸를 꺼내어 비교를 해보지만 역시
내가 사온 물건들은 아내가 사온 전것들 보다는 한단계 처지는 물건임이 분명 했습니다.

가끔 아내와 시장보기를 가면 카트를 밀고 따라 다니며 이것저것 비교하고 꼼꼼히 살펴보고 쉽게 물건을 사지 못하는 아내를 보며 싸고 양많은것을 고르려는 노력인줄 알고 나도 그렇게 했는데 내가 좀 오바를 한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대형마트에서의 나의 물건 고르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것이 좋아 보이는데 값은 비싸고
저것은 값은 저렴한데 양이 너무 적고 그러다 적당한것 발견 했는데 이것 보다는 저쪽에서 본것이 더 나아 보이고
들었다 놨다 몇백원 몇천원에 이쪽 저쪽을 기웃 거리며 물건을 고르는 나의 모습이 생각 납니다.
'특별세일' '파격세일' 이런 코너를 서성이고.....
아마도 나의 이런 시장보기는 대부분 일반 서민들의 시장보기와 별반 다를게 없을것 입니다.
요즘 기초 생활물가는 거침없이 오르고 거기에다가 서민들의 생계형 원료인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하고
공공요금도 앞다투어 오르는 형국이고 보면 이런 시장보기가 낯선 풍경은 아니지요.
진열대위에 탐스럽게 익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들 앞에서 망설이다 그냥 지나치고
화사한 아내의 봄옷이었으면 하는곳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또 그냥 지나치고
아들녀석이 갖고싶은 인나잍스케이트 앞에서 가격만 들춰보다 괜히 먼산보듯 지나치고.....
그러다 결국에는 좋은 향기도 없고 멋스런 겉상표도 없는 두루마리 화장지와 그와 동격의 품질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만 가득 담아 오는게 우리 대부분의 서민들 시장보기 입니다.

솔직히 아내에게 미안 했습니다.
큰돈 드는것도 아닌데 가족들 살결에 닫고 머리결에 닫는 용품들을 보통도 못되는 상품을 골라온 나의 궁색함이
미안 했고 아내 역시도 나와 같은 심정으로 10여년을 나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며 그런 시장보기를 당연시
해주며 살아온 아내의 무던함에 고맙고도 미안 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의 시장보기에 대한 아내의
반응을 들은후 모두 잠든사이 속절없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나의 경험에 비추어 그 수 많은 상품들 앞에서 망설이고 서성였던 아내의 몸짓이 측은 하기도 했고 세월이 갈수록 팍팍 하게만 변해가는 나의 삶에 화가
나기도 하여 바보처럼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호기있게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며 저녘용 만찬거리를 사 왔던 기억이 아스란 합니다.
신혼초 저 역시도 아내의 표현처럼 돈 귀한줄 모르고 내 형편에 걸 맞지 않은 행동들을 보여 줬던 때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리고 또 물가대비 수입의 저속한 성장으로 인한 경제력의 저하로 짠돌이 남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많은 사람들이 경험 하고 있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또 아내에게 해주고싶은것 못해주면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 살아온 사람들이 대다수의 서민들 입니다. 그들의 눈을 피하고 귀를 피하고 국가의 녹을 먹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외유 소식에 화가 납니다.
취재 카매라가 다가서자 공항에서 줄행랑을 치는 국민들의 머슴이 되겠다고 하였던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몇백원 몇천원의 가격차이에 수없이 망설이고 서성이는 서민들의 삶은 어떻게 보일까요.
그들이 몇백만원을 들여 떠나는 아무런 소득없는 외유란 관행들은 그런 서민들의 망설이고 서성였던 마음에서
걷어간 소중한 땀방울들 입니다. 그런것을 그들은 아무런 가책없이 너무 무의미 하게 낭비 하는것에 화가 납니다. 선진국의 노하우를 배워서 국민들에게 나눠어주기위한 그들의 마음이 미운게 아닙니다. 그들도 분명히 알고 있는 부끄러운 짓거리들을 왜 그들은 한없이 가고 싶어 할까요?  외유를 떠나는 십여명의 단체장 중에 취재 카메라를 발견 하고는 7,8명은 외유를 포기 하고 집으로 귀가하고 서너명은 외유를 강행 했다는데.....ㅊㅊㅊ
집으로 귀가한 분들은 더욱 가까이 서민들의 고충을 보듬어 주는데 노력 하시고 외유를 떠나신분들은 제발
관광에만 주력하지 말고 또 조그만 세미나 참석하여 달랑 기념 사진만 찍어와서 선거용 팜플랫으로만 사용 하지 마시고 관광일정은 취소하고 이왕 가신것 알찬 견문을 얻어와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제발
부탁 합니다.

시장에서 서성이고 망설이는 요즘 국민들의 속사정을 도와 달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들의 마음에 당신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만 제발 부탁 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당신들의 얼빠진 행동을 보고서 분노하고 훈계할 여력도 없습니다. 제발 신경 쓰게 만들지만 말아 주세요. 네!

상표 없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온 저는 정말 짠돌이 남편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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