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봉 선배의 글을 읽다가 퍼왔다. 70년대, 일본의 상황을 기초해서 나눈 그리스도교인의 유형이지만 지금에도 유효한 나누기이다. 가톨릭 대학생들 신앙유형도 대여섯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지하교회 그리스도인에 가까운 것 같다. -급진적 그리스도인에도 포개진다. 물론, 교회를 상대로 연좌 시위 등은 해본 적이 없다. 성직자 상대로 감정 쌈은 해봤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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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까, 한국교회를 위해 번역된 지 벌써 30년이나 지난 책이 한 권 있다.‘희망을 갖기 위하여’란 부제가 붙은 <하느님을 찾아서>(분도출판사)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 상지대 신학교수였던 네메세키가 지은 것으로 지금 다시 읽어도 생생한 맛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서 이 시대의 교회와 세상에 대하여 절망하고 있는 독자들이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부탁드린다.
네메세키 교수는 프랑스 신학자 로랑땡의 저서를 빌어서 가톨릭교회 안에 보이는 다섯 가지 유형의 그리스도인을 소개하고 있다. 그 유형 가운데‘나’는 과연 어떤 유형에 속할까?

(1) 보수적 그리스도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방침이 지나치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로서, 공의회 이전 상태로 교회를 복귀시키려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요한 23세 교황의 개혁사상 때문에 교회가 개신교와 비슷해졌으며, 가톨릭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본다. 이들은 현대적 사상 조류를 불온시하며, 교회는 절대불변의 영원한 진리만을 선포해야 하며, 다른 새로운 경향에 관심을 갖는 신학자들을 이단으로 취급한다. 가톨릭 신자 가운데 이런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지만, 재계(財界)의 지지를 받으며, 바티칸에도 그 지지자들이 적지 않다. 네메세키는 이들에게는‘장래성이 없다’고 표현하였다.

(2) 진보적 그리스도인(필자가 붙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공의회를 쇄신의 출발점으로 하여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들은 이 쇄신을 합법적 수단을 통하여 실현시키고자 한다. 연구를 거듭하고 대화를 계속하며 사람들을 납득시켜 교회당국의 승인을 얻은 방법으로 쇄신을 이루고자한다. 이를 이루는데, 교황청과 각 대륙, 나라의 주교회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네메세키는 가톨릭교회의 변화는 이들의 생각, 노력, 용기, 성령의 인도하심에 달려 있다고 본다.

(3) 급진적 그리스도인: 교회의 모임과 조직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교회 쇄신은 점잖은 방법으로 실현시킬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교회 지도부를 향해 연좌데모나 항의집회를 연다. 그들이 바라는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이며, 복음대로 생명을 걸고 실천하면서 세상에 봉사하는 교회다. 스페인, 남미, 이태리, 프랑스, 네덜란드 등 교회를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이 이 유형이다.

(4) 개인적 그리스도인: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 교회의 제도와 활동에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이러한 사람들은 신을 믿으며 그리스도를 자기 삶의 지도자로 받아들이지만, 교회가 그리스도의 영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형식적이라고 여기는 전례적 삶을 포기한다. 가난한 이들의 벗인 그리스도와 멀어진 교회는 부자들과 자본주의에 타협하고 있다고 보며, 성사(聖事)마저 형식적 부담으로 느낀다. 그들은 자기가 교회조직과 연결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교회의 쇄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교회 쇄신에 대한 의욕을 아예 접어둔 채, 자신의 삶 안에서 독립적으로 신앙생활을 한다.

(5) 지하교회 그리스도인: 교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품고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이나 성사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들은 기존 교회의 쇄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대안 교회의 건설에 열정을 쏟는다. 그들은 지하(地下) 교회를 이루어, 교회의 공적 조직과 상관없이 별도의 성찬례를 행하고, 공동으로 기도하며, 대화나 토론방식으로 성서를 연구하고, 복음정신에 따라서 공동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의 모임만이 그리스도의 참된 아가페, 사귐을 경험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것이 현대세계에 적합한 생활방식이라고 믿는다.

 네메세키 교수는 성령이 분열이 아닌 일치를 위한 영이기에, 교회의 분리를 낳는 네 번째, 다섯 번째 유형에 대하여 그 심정은 이해되지만, 위험한 태도라고 여긴다. 한편 교회는 세 번째 유형의 예언자적 행동에서 자극을 받아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전교회의 일치를 지키면서 전교회가 성령의 영원한 젊음에 부추김을 당해 젊음을 되찾게 하는 것이 오늘날 그리스도인에게 바라는 하느님의 원의(願意)”라는 것이다. 그럼 2004년 여름을 넘기고 있는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한상봉(이시도르)|농부
Posted by gomg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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